최가박당에 대하여...
82년도 내가 태어나기 1년 전 홍콩영화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작품이 하나 나온다. 70년대 이전 분들이라면 영화 제목을 들으면 아! 할 수 있고, 80년대생이라면 들어본 거 같기도 한데, 혹은 직접 보고 나면 아 이거 본거 같다 싶은 영화 일 수 있다.
70년대 홍콩 영화의 주류는 무협영화였다. 특히 성룡이 나오기전까지는 딱딱한 고전적인 무협영화가 주였고, 70년대 말 성룡의 취권이 나오면서 코믹한 무협영화가 주류가 되었고, 코믹함은 홍콩영화의 대명사처럼 되었다. 그런 주류 속에서 흐름을 바꾸고자 하는 기미가 없었던 아니다.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.
대표적인 영화가 미스터 부 시리즈다.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였는데, 허관문, 허관영, 허관걸 3형제는 이 시리즈로 70년대 허트리오로 불리며 흥행보증수표가 되었다. 특히 허관걸 같은 경우 노래실력도 뛰어나서 가신(歌神)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.
그러다 80년대 초 몇몇 젊은 영화인들이 새로운 영화사를 만들면서 홍콩 영화의 새바람을 일으키는데 바로 시네마시티앤필름스다. 영웅본색, 동방불패, 천녀유혼 등을 기획 제작하고, 황비홍의 감독이기도 한 서극 감독. 그리고 우리에게는 배우로 더 익숙한 증지위, 황백명, 맥가 등이 중심으로 해서 뭉쳐서 오늘 리뷰할 최가박당을 만들게 된다.
최가박당은 최고의 파트너라는 뜻으로 도둑인 허관걸과, 경찰인 맥가의 콤비를 뜻한다.
이 영화는 오래되었음에도 90년대 홍콩영화들과 비교하여도 촌스럽지 않고, 장면 하나하나 불필요 한 장면이 없다 싶을 정도로 전개가 빠르고 간결하게 이루어진다. 독특한건 액션이지만 주인공이 몸을 쓰는 장면이 많지 않고, 대신 카체이싱 장면에 많은 공을 드리고 있다. 당대 최고의 관객수, 흥행 수익을 거두었고, 그 어마어마한 기록은 80~90년대 쌍주일성으로 불리었던 주윤발, 성룡, 주성치도 깨지 못하였고, 이연걸, 홍금보, 임청하 등 홍콩의 흥행 보증수표라 할 수 있는 어떠한 배우도 이기록을 깰 수 없었다. 최가박당의 대기록은 2001년이 되어서야 주성치의 야심작 소림축구가 나오고서야 깰 수 있었다. 그만큼 홍콩영화에서 최가박당이 가지는 의미는 어마어마하다.
그리고 내 개인적인 지론은 최가박당이 있었기에 복성시리즈가 나왔고, 최가박당이 있었기에 폴리스스토리가 나올 수 있었다. 과장이라고 생각된다면, 먼저 영화를 보고 얘기 하자. 최가박당은 1편부터 5편 신최가박당까지 나왔고, 신최가박당은 장국영이 나오는 작품이기도 하다. 그리고 복성시리즈와 콜라보하여 최가복성(구복성) 이라는 아류작이 나왔으며, 97년에는 원년 멤바는 안 나오지만 양조위와 담영린(알란탐)이 나오고 당시 이연걸의 보디가드로 잘 나가던 종려시까지 기용했지만 쫄딱 망했고, 원래 알란 탐은 배우라기보다는 가수라고 하는 게 더 맞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은퇴작이나 다름없게 되었다.
뭐 아무튼 3부작 정도에서 마무리 되었다면 더 좋은 추억으로 남았을 수... 아... 사실 4탄과 5탄 그리고 취가박당은 나왔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을 듯 ㅠㅠ
좋아하는 홍콩영화가 참 많은데 그 중에서도 의미를 두고 싶은 영화가 몇 편 있다. 홍콩영화의 장르 유행의 흐름을 바꾸었거나 어떤 기념비적인 의미가 있는 영화들이다. 잘 알고 있는 영화들도 있을 거고, 생소한 영화도 있을 것이다.
취권 / 최가박당 / 강시선생 / 천녀유혼 / 영웅본색 / 지존무상-도신 / 황비홍-동방불패 / 중경삼림 / 고혹자 지 인재강호 / 풍운 / 소림축구 /
등등등이다. 한편씩 다 리뷰하고 싶은데 그중에서도 한 번도 리뷰해본 적 없고, 많이 잊혀 가고 있는 영화이기도 한 최가박당을 먼저 리뷰해 보려 한다. 서론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주저리주저리 잡담을 늘어놓기 위해 포스팅을 분리해 먼저 올려본다.
22년 4월 9일